15배 이상 차이 나는 백내장 인공수정체 시술비 투명성 높여야

어느 날부터 눈이 뿌옇게 흐려지고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지는 증상, 백내장입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로 당뇨병 환자도 합병증으로 겪는 경우가 많은 질병입니다.
초기에는 먹는 약과 안약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수술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합니다.
■ 5년 새 환자 32% 늘어 수술건수와 진료비용도 급증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인구수 대비 백내장 환자 수는 3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백내장 수술 건수와 진료 비용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수술 건수 1위, 증가율 2위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도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상담과 피해 사례 접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2015년부터 6년 반 동안 접수된 안과 의료서비스 관련 상담 3,945건 중 31.8%인 1,254건이 백내장 수술 관련 상담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백내장 수술 관련 피해구제 신청 135건 중 60건은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치료재료비와 검사료를 포함한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시술비용은 같은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더라도 의료기관별로 최대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병원마다 15배 이상 가격 차이, 25%는 시술받은 인공수정체의 종류도 모른다.

백내장 진단방법/금감원
백내장은 ‘세극등 현미경’으로 가늘고 긴 빛을 눈에 대고 조사한 후 백내장 수술 여부를 판단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흐릿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 렌즈를 삽입합니다.
그런데 일부 안과는 해당 검사 영상을 보관하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눈에 삽입하는 인공수정체는 급여(포괄수가제) 대상인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비급여 대상인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나뉘는데 소비자원이 백내장 수술을 한 4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5.4%는 자신의 눈에 삽입된 렌즈의 종류를 알지 못했습니다.
치료 비용과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다초점 인공수정체'(조절성 인공수정체) 금액이 병원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소비자원이 지난달(9월) 29일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나온 ‘다초점 인공수정체’ 57개 금액을 상급종합병원에서 동네의원까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최대 15.2배까지 금액 차이가 났습니다.
보험연구원의 올해 7월 보고서 <백내장 수술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현황과 과제>를 보면 지난해 9월 이후 실손보험 청구에서 2백만원대를 유지하던 다초점 렌즈의 평균 가격이 3백만원 후반대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연구원은 정부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백내장 수술 관련 비급여 검사 항목인 ‘눈 초음파’와 ‘눈 계측 검사’를 급여화한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일부 병원이 60만원 상당의 검사비가 2만원대로 줄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초점 렌즈 청구 비용을 늘렸다는 분석입니다.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진료비 일부 환불을 조건으로 한 실손보험 가입 환자 유치 리베이트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2016년부터 5년간 백내장 수술보험금 수령자 44만여명 중 3.8%인 17,625명이 보험사기 전력자였다”며 “지난해 보험사기 의심 보고 건수도 69건, 금액은 20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환자에게 그대로 돌아갑니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수술로 부작용 피해를 보거나 과도한 비용 청구로 보험비가 인상되기 때문입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정선 의원은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더라도 모든 병원에서 세극 등 현미경 검사 자료를 의무적으로 보관하게 하면 수술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검증 장치만 마련해도 불법적인 수술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선제적으로 65세 이상이 사용하는 비급여 렌즈 비용의 일부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선별급여를 도입하면 치료재료 상한액이 형성돼 과도한 폭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박민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