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서클 : 미국편> 시즌 39~12화 간단 리뷰
이제 와서 정치 게임인 것 같다
※ 감상문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더 서클> 시즌 3도 슬슬 막바지입니다. 12화에서 드디어 파이널리스트 TOP5가 결정되었습니다.우선 시즌3 초반부터 록산나가 우승하지 못해도 TOP5에 들 것 같다는 예상을 제외하면 모두 제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9화에서 닉은 록산나를 탈락시켰고 다니엘은 잭슨을 탈락시켰습니다. 록산나는 케이와 다니엘에게만 매달렸지만 케이와 다니엘이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은 끈질기지 않거나 그들을 구별하지 못하는 등 뭔가 서투릅니다.
특히 칼빈은 의리남 생존 법칙에 부합하지 않아 탈락한데다 닉에게 희대의 아이템을 줬지만 자신이 사랑한다는 케이에게 위협이 되는 사태를 제공하는 등 삽질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균형이 깨지면서 케이동맹이 가까스로 임플앤서로 삼은 제임스마저 닉에게 휘둘려 전체 게임이 닉에게 유리해졌습니다. 막판에 새로 합류한 재키도 도중 참가자들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했습니다. 케이가 5화 때 에이바 자매가 아닌 닉을 탈락시켰다면 이런 전개는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결론은 시즌 3 우승은 닉이 차지할 거라고 생각해요. 닉의 연맹인 이사벨라와 애슐리도 자신의 우승을 위해 이제 냉정해져야 하지만 무작정 닉을 5위로 투표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닉을 낮게 투표하고 틀리면 상대 연합의 제임스나 케이가 어부지로 우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닉에게 2위 투표는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결국 닉이 승리할 거예요.
닉은 인기가 많은 남자인 이상으로 말솜씨도 뛰어납니다. 제임스와 함께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해서 제임스도 납득시킵니다. 반대로 제임스는 자신이 거래를 위한 양보를 했다고 우깁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닉의 화술에 칠해진 것 뿐입니다. 케이가 선수들 중 가장 짧은 참가자라는 것과 다니엘이 연합을 이동한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그것을 납득시키기보다는 반대로 이용했어야 할 애슐리가 케이를 인신공격하려 했던 상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말로는 전략 운운하며 친분을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략은 물론 연합을 구하는 것도 실패했습니다.
이래저래 연합과 연합의 싸움이 되면서 시즌3 후반부가 닉연합으로 기울기는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더 서클’식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초반에도 플레이어들은 사칭자를 찾는데 혈안이 돼 정치 게임이 아닌 마피아 게임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더 서클>은 생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게임이 투표밖에 없기 때문에 엄연히 정치 게임입니다. 정치 게임에서 인기와 세력 관리는 필수입니다.
나쁜 말로 왕따가 전략적 미덕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세력 다툼이 일어나야 하는 게임인데 지난 시즌에는 그런 연합과 연합의 싸움은 별로 없었습니다. 근데 이번에 닉 연합 vs 케이 연합의 구도를 보면서 ‘더 서클’이 진짜 게임답게 전개된 것 같아요. 케이의 세력인 록산나, 다니엘, 케이가 잇따라 탈락하고 제임스가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줬기에 게임 결과는 아쉽지만 게임을 진행한 방식은 <더 서클>답게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케이가 상큼한 대사를 하나 날려줘서 너무 좋았어요. 플레이어가 자꾸 인기투표에서 꼴찌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꼴찌를 하는 것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폭언으로 인플루언서와 꼴찌가 친구를 먹으면 탈락할 염려도 없어요. 꼴찌를 한다고 해서 <더 지니어스>처럼 데스매치에 가는 것도 아니고 1등으로 탈락에서 면제받을 기회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인기 투표에서 최하위인 사람이 직접 탈락한 경우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닉의 얼터에고였던 빈스의 프로필이 중간에 사라진 것과 막판에 인플루언서를 무기명으로 표기한 점도 신선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례를 보고 두 사람의 인플루언서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했습니다. 두 사람이 합의하지 못하면 회의가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고 그러면 프로그램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인플루언서는 최대 2명이기 때문에 투표도 의미가 없고 어쨌든 프로그램 설계 단계에서 악의를 품은 인플루언서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리버스터라도 하면…어쨌든 닉의 우승은 90% 확정이기 때문에 다른 4명이 각각 몇 위를 차지했을지 예측하는 즐거움으로 9월 29일 방송할 결승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