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남극, 매일 인공위성으로 봅니다

히든·크레바스는 절벽 위에 눈이 덮이고 있으며 맨눈으론 확인하기 어렵다. 사진은 갑자기 절벽 아래에 눈이 떨어지고 모습이 나타난 히든·크레바스이다. 극지 연구소 극지 기술 개발 지원부 제공 극지는 과학이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은 지구상에 얼마 안 되는 미지의 영역이다. 변덕스러운 태양 활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자, 독특한 기후와 생태계가 있는 그대로 보존된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극지를 우주적 스케일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극지의 사계와 거대한 얼음을 눈 속에 숨겨진 크레바스와 바다를 녹색으로 물들인 플랑크톤을 인공 위성으로 바라보다. 수백킬로 상공에서 내려다본 극지의 특별한 모습을 소개한다. 남극 대륙을 덮은 얼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바다와 접한 부분에는 얼음이 떨어지고, 표면에는 얼음이 깨지고 수십 m절벽이 있다. 이런 위험한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도구는 역시 인공 위성이다. 현장 연구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극한의 남극을 가장 먼저 개척하는 셈이다.위성에 찍힌 검은 상처, 히든, 크레바스

서남극 암은셍 바다에 정박 중인 아라온 호에서 스우에이츠 빙하로 이동하기 때문에 준비 중인 헬리콥터. 뒤에 있는 흰 절벽이 스우에이츠 빙하다. 아리랑 5호의 영상 레이더를 활용하면 사전에 빙하 밑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 극지 연구소 극지 기술 개발 지원부가 제공하는 2012년 남극 현장 조사를 생각하면 아직 끔찍하다. 서남극 암은셍 바다에 정박한 아라옹호에서 헬기로 스우에이츠 빙하(Thwaites Glacier)을 연구하러 가던 중이었다. 스우에이츠 빙하는 남극 빙하 속에서 가장 빨리 녹는 빙하의 하나로 “마지막 날 빙하(Doom’s day Glacier)”이라고도 불린다.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면 스우에이츠 빙하의 여기저기에는 크레바스가 존재했다. 크레바스는 빙하가 깨져서 생긴 틈새에서 규모가 큰 것은 깊이가 수십 m에 이른다. 헬기가 착륙 가능 지역을 간신히 찾아 착륙에 성공했지만 먹구름이 갑자기 몰려들고 결국 탐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8년 전 그날의 기억이 이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아라온 호에 돌아가서 확인한 헬기 착륙지의 인공 위성 영상 때문이다.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모든 연구자가 발을 디딘 착륙장에는 상처처럼 검은 선이 뚜렷이 새겨졌다. 설원의 밑에 숨었다”히든·크레바스(Hidden Crevasse)”이었다. 만약 히든·크레바스에 빠졌다면…먹구름이 우리를 살린 셈이다. 히든·크레바스는 육안으로는 확인 못하고 더 위험하다. 빙하 표면을 탐사하는 대원들은 보통 허리에 끈을 켠 상태에서 일정 간격을 떠나고 일렬로 이동하지만 바로 이런 숨은 크레바스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앞 사람이 밟고 지나간 곳은 붕괴 위험이 적고 한 대원이 크레바스에 빠지더라도 로프를 이용하고 구출할 수 있다. 하지만 최선은 탐사하려는 지역 히든·크레바스를 사전에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극지 연구소 위성 탐사·얼음권 정보 센터는 2019년부터 남극 대륙의 미개척지를 탐사하는 연구자 때문에 인공 위성에서 히든·크레바스를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숨겨진 크레바스를 찾으려면,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5호에 탑재된 영상 레이더를 활용한다. 레이더에서 때리는 마이크로파는 눈의 입자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습도가 높아서 눈 입자 사이에 물방울이 많게는 마이크로파가 눈을 투과할 수 없지만 남극 대륙은 “지구에서 가장 큰 사막”으로 불릴 만큼 건조한 기후라서 마이크로파로 연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크레바스가 숨겨진 부분은 레이더 영상으로 검은 선으로 나타난다. 히든·크레바스가 없는 빙하는 위성에서 쏜 마이크로파가 눈을 통과한 후 평탄한 지표면의 얼음에서 반사되고 레이더에 포착된다. 반면 히든 크레바스가 있는 빙하는 마이크로파가 눈을 통과한 뒤 지표면의 얼음으로 반사되지 않고 수십 m절벽 아래 반사된다. 레이더 영상을 광학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비교하면 히든·크레바스의 위치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위성 탐사·빙권 정보 센터는 아리랑 5호를 굴리는 한국 항공 우주 연구원과 협력하고 남극 대륙의 히든 크레바스를 찾아낸 뒤 이 정보를 실제 탐사에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탐사 중인 과학자가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구글 어스(Google Earth)에 표시하고 제공한다. 영상 레이더의 해상도를 50㎝에 개선한 아리랑 6호가 발사되면 히든·크레바스의 위치와 분포를 더 자세히 탐지할 것이다.한편 인공 위성 영상은 남극 대륙에서 육상 활주로를 건설할 수 있는 후보지를 찾는 데에도 유용하다. 남극 대륙에 접근하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고 접근할 수 있는 시기는 얼음의 두께가 비교적 얇은 남극의 여름 뿐이다. 겨울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항공기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남극 나가보고 과학 기지에는 해빙 활주로가 있지만 이는 남극의 여름인 10월부터 해빙이 녹은 전 11월까지 주로 사용된다. 암반 활주로를 건설하면 사계절을 통해서 항공기로 보급품을 옮길 수 있다. 이런 활주로 후보지를 사람이 직접 다니며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남극 대륙은 연평균 기온이 영하 20번과 낮은 어려운 강풍까지 불고 대부분의 지역이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위성 탐사·얼음권 정보 센터는 인공 위성을 이용하고 활주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아리랑 2호, 3호, 3A호에 탑재된 광학 카메라로 기지 근처에서 길이 1.8km이상의 활주로 후보지를 선정, 아리랑 5호에 탑재된 영상 레이더로는 암반의 평평한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 빙붕의 붕괴를 목격했다

크레바스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서 극지 연구소 연구원들이 안전 장치를 착용하고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극지 연구소 K채널 사업단이 제공하는 인공 위성의 눈은 대륙의 중심에서 바다와 접하는 인연까지 남극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위성 탐사·얼음권 정보 센터는 2016년 세계 최초로 난센(Nansen)빙붕이 붕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난센 빙붕은 남극 점보의 고 과학 기지에서 남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연결되어 바다에 떠오르는 수십~수백 m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남극 대륙 위의 빙하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막는다. 빙붕이 붕괴하면 빙하가 쉽게 바다로 흘러들면서 해면을 상승시킨다. 2016년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등 세계의 극지 연구 팀은 난센 빙붕을 주시하고 있었다. 난센 빙붕은 1999년부터 작은 균열이 확인되면서 극지 연구소는 2014년 난센 빙붕에서 30킬로에 걸치는 거대한 균열을 발견했다. 균열 사이에서는 빙하가 녹은 물(용해 물)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었다. 빙붕이 곧 붕괴한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붕괴의 시기는 정확히는 몰랐다. 2016년 4월 난센 빙붕의 붕괴 과정은 결국 아리랑 5호에 잡혔다. 난센 빙붕 첨단에서 길이 30㎞, 폭 10킬로의 얼음이 떨어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찍혔을 것이다. 아리랑 5호에 탑재된 영상 레이더의 덕분이었다. NASA와 ESA는 저 해상도 광학 위성을 이용하고 남극 대륙을 관측했는데 이는 넓은 지역을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편 아리랑 5호의 영상 레이더는 365일 24시간,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했다.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5호에 잡힌 “히든·크레바스”상처처럼 보이는 까만 선(화살표)이 숨은 크레바스이다. 극지 연구소 극지 기술 개발 지원부가 제공한 빙붕 조각은 “빙산 C33″로 명명됐다. 현재 빙산에 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GNSS)수신기를 설치하고 센티 미터(cm)단위로 이동을 기록하고 있다. 아리랑 5호는 서울시 면적의 10배에 이르는 “빙산 A68″도 주기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이 빙산은 길이가 최대 160km, 두께는 300m에 이른다. 대부분의 빙산은 빙붕에서 떨어진 뒤 곧바로 멀리 바다로 이동하면서 녹지만 A68은 우에도루해의 수심이 얕고 2년 동안 비슷한 위치에 머물렀다.그리고 2019년부터 우에도루 바다에서 탈출하면서 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3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남미와 남극 대륙 사이의 드레이크 해협으로 이동 중이다.현재 남극 대륙 빙하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특히 남극 대륙의 서쪽 지역은 고도가 해면보다 낮은 바닷물이 지속적으로 침투한다. 서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 내리면서 지구의 해수면이 3m이상 상승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빙하가 흐르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현장에 머무는 빙하를 장기적으로 관측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라온 호를 이용해서 선반 두툴두툴 가까이 접근하는 데 성공하셔도 언제든지 선반 두툴두툴이 무너질 위험이 따른다. 향후 인공 위성 원격 탐사의 역할이 더 커지는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위성 탐사·얼음권 정보 센터는 남극 대륙 전체의 빙하 변화를 정량 화해, 해면 상승을 예상한 그날까지 연구에 최선을 다하다. 극지는 과학이 아직 명확하게 하지 않고 지구상에 얼마 안 되는 미지의 영역이다. 변덕스러운 태양 활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자, 독특한 기후와 생태계가 있는 그대로 보존된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극지를 우주적 스케일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극지의 사계와 거대한 얼음을 눈 속에 숨겨진 크레바스와 바다를 녹색으로 물들인 플랑크톤을 인공 위성으로 바라보다. 수백킬로 상공에서 내려다본 극지의 특별한 모습을 소개한다.

남극 점보고과학기지에서 남서쪽으로 50㎞ 떨어진 난센 빙붕에서 ‘빙산 C33’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리랑 5호에 포착됐다. 극지연구소 극지기술개발지원부 제공 출처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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