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0.08.23.

옴암아의 상상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인류의 우주 진출은 눈에 보인 지 오래다. 달에 직접 발을 들여놓은 데 이어 화성 정복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태양계 밖으로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더 넓은 세계로 발을 뻗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태양계 밖에서 먼저 손님이 찾아왔다. 하와이 말로 멀리서 온 메신저를 뜻하는 옴암아가 그 주인공이다.
옴암아는 성간(인터스텔라) 천체다. 태양계 바깥에서 문자 그대로 형성되어 유입되었다. 2017년 10월에 발견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성간천체라는 분류가 가능해졌다. 태양계 내 몇몇 소행성이 성간 천체일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확인된 것은 옴암아를 포함해 단 2개뿐이다.
옴암아는 태양계에 진입해 현재 다시 빠져나가는 중이다. 2017년 말에는 화성 궤도를 통과했고 이듬해 5월에는 목성 궤도를 통과했다. 지난해 1월에는 토성 궤도를 거쳐 2022년에는 해왕성 궤도 밖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옴암아는 성간 천체라는 점 외에도 꽤 신비한 존재다. 외견으로 보아 그렇다. 길이가 200미터, 폭은 30미터이다. 길고 짧은 형태의 비율인 장단축 비율은 6.6 대 1에 이른다. 옴암아는 이런 상식을 벗어난 채 마치 팽이가 쓰러지기 전에 비틀거리듯 스스로 자전하기도 한다.
이동 속도도 상식을 벗어난다. 태양계 진입 시점이 초속 26.3km이던 속도가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근일점)에 이르러서는 초속 87.7km에 이르렀다. 이는 태양 중력에 이끌려 매우 빠르다는 점 외에는 특이점이 없다. 그런데 태양과 멀어지는 시점에서도 가속된다는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는 시점이라면 당연히 중력의 방해를 받아 이동장애가 되지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옴암아는 학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초의 성간천체라는 점, 상식 밖의 신비로운 요소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천체의 근원을 파악하면 우리 태양계 밖의 영역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명분도 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옴암아가 가진 특이한 성질을 이유로 외계 생명체의 인공산물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최근 한 학설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옴암아가 수소얼음 덩어리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이 설은 옴암아가 보이는 다양한 특이 성질을 그럴듯하게 설명했다. 비정상적인 이동 속도의 경우 수소 얼음 표면에서 분출하는 기체가 천체를 가속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옴암아가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거대 분자 구름(GMC)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설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연구에서 부정됐다. 거대 분자 구름으로는 수소 얼음으로 된 천체가 만들 수 없으며 설사 형성되더라도 태양계로 진입할 만큼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게 이유다.
가장 가까운 거대 분자 구름인 GMCW51은 지구에서 1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반면 수소빙은 1000만 년 이내에 기체 입자와의 충돌, 태양광의 영향으로 기화해 파괴된다는 것이다. 물론 매우 큰 수소 얼음이라면 이 여정을 견딜 수 있지만 그만큼 큰 것은 만들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결국 옴암아는 미지의 존재로 남겨져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브라함 로브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교수는 옴암아가 수소 얼음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