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수술 리뷰 #3. 수술 일주일 전 급성 편도염

역시 내 편은 각별하다. 종이가 적출되는 줄 알고 일주일 전부터 존재감을 보여주신다. 너무 심하게 부어 밤새 고열로 잠을 잘 수도 없어 창원 내 대학병원 응급실도 알아봤지만 코로나19 탓에 격리병상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타이레놀 두 알 먹고 민경이가 밤새 물수건으로 체온을 낮춰준 덕분에 3시쯤 잤다.

다음날 아침 9시 바로 병원에 가서 어제 밤 고열로 인해 힘들었다고 했더니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는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하셨다. 회사 연차에 일정까지 맞췄는데 수술 연기는 정말 안 돼. 그래서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3박 4일 입원해서 그럼 염증없이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원해 보다.

다시 집에 와서 이것저것 챙기고 입원하러 갔다. 누워서 수액을 뿌렸는데 간호사분이 손등에 털이 많으면 테이프가 달라붙지 않는다고 하셨다. 누를까요? 그러면 괜찮다며 테이프를 많이 붙였다.

수액에 항생제 진통제를 맞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이제 슬기로운 병원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06시 30분 기상-세면 및 환기.독서

07:30 – 아침 식사

08:00-12:30 독서 12:30 점심 13:00 – 넷플릭스 17:30 – 디너 22:00 – 넷플릭스 및 취침

의 패턴으로 나흘을 보낸 몸은 회복되고 수술을 받기 전 3일간 진짜 신생아처럼 지내다가 월요일에 입원해야 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었던가. 어느 순간 병원에서 저는 식단표를 외우기 시작했고

식사시간 전 문 밖에서 들려오는 밥솥 소리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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