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Human Nature, P.Y.T., Baby Be Mine Thriller 5부 – 남은 싱글 히트곡,

마이클 잭슨의 Th riller가 대중음악에서 손꼽히는 명반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1980년대 들어 포스트 디스코, 신스파, 댄스 팝으로 이어지는 팝 음악의 청사진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앨범이기도 하고, 이러한 의미에 앞서 수록곡 9곡 모두가 다른 가수들의 대표곡 못지않은 베스트 음반이기 때문이다.

6-70년대 서구 대중음악을 이끌었던 록은 아티스트의 예술성과 실험정신, 앨범 한 장의 완성도에 중점을 두고 싱글차트에서 별다른 히트 없이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AOR(Albumoriented Rock)라는 장르를 구축했다. 반면 팝으로 분류되는 장르는 싱글을 발매해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뒤 단기간에 싱글 음반 위주로 인기를 끌며 돈을 버는 방식을 선호했다. LP 비닐판 기준으로 A면과 B면에 각각 20분씩 노래가 들어간다고 할 때 한쪽 면에 4곡을 올리면 8곡으로 구성된 정규 앨범을 만들 수 있다.

싱글 차트를 노린 팝가수들도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데 보통 싱글 차트의 히트곡을 A면과 B면의 첫 곡에 넣고 각 면의 나머지 3곡은 파일러(filer)로 채운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을 예로 들며 마이클 잭슨은 모든 곡을 싱글로 내도 손색이 없는 멋진 앨범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Thriller’의 클린업 트리오 Billie Jean, Beat It, Thriller와 폴 매카트니와 듀엣곡 The Girlis Mine만으로도 이미 다른 가수들의 베스트 앨범과 맞먹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Thriller’의 진가는 나머지 곡, 싱글로는 발매되지 않은 곡의 높은 퀄리티에 있다.

‘Thriller’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이며, ‘Off the Wall’의 인트로, Dont Stop Til’ You Get Enough와 비슷한 디스코 풍의 사운드와 복잡하고 빠른 리듬이 돋보이는 Wanna Be Starin’ Somthin’은 1983년 5월 네 번째 싱글로 발표되어 빌보드 싱글 차트 5위까지 올랐다. 잭슨 5년 시절 아프리카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 마이클이 현지에서 보고 들은 토속적인 리듬에 영감을 얻어 만든 워너비는 곡 후반부에 후렴구처럼 반복되는 마마세 막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프리카 뮤지션의 노래로 무단 도용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와칸다 포에버!

다섯 번째 싱글로 발매된 곡 Human Nature는 Thriller 앨범에 참여한 토토(Toto) 멤버 스티브 포카로가 작곡한 노래다. 토토 멤버인 데이비드 페이치(신디사이저), 스티브 포카로(신디사이저), 스티브 루카서(기타), 제프 포카로(드럼)가 들려주는 최상급 세션 연주에 마이클의 시원하고 나약한 목소리가 결합된 최상급 발라드 곡이다. 빌보드 싱글차트 7위를 기록하며 신스파 발라드의 완성판을 보여준 Human Nature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고독한 도시의 삶을 노래한 가사와 어울려 많은 뮤지션이 샘플링하거나 커버했다. 가장 대표적인 Human Nature 커버는 재즈의 전설 마일스 데이비스가 1985년 발표한 “You’re Under Arrest”에 수록된 팝 재즈 버전이다. 앨범에는 신디 로퍼의 Time After Time도 함께 수록돼 있다.

다음 싱글 발매곡은 P.Y.T.(Pretty Young Thing)이고 가볍고 펑키한 댄스곡이다. 빌보드 싱글차트 10위에 오르며 싱글 전곡 톱텐의 기록을 세우는 데 일조했다. ‘프리티 영 틴’은 섹시한 젊은 여성을 부르는 흑인 슬랭(slang)인데 얼핏 BYC(…)처럼 들렸고 어렸을 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속옷 광고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시사이저로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거나(P.Y.)T)마지막에 들리는 이상한 후렴은 헬륨가스를 마시고 내는 소리를 그대로 담았다. 가볍게 들으면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노래다

뛰어넘을 수 없는 명곡들로 가득한 앨범 감상을 마무리하는 조용한 발라드 The Lady in My Life는 ‘Thriller’에서 ‘파일러’로 분류해도 좋은 한 곡이 될 것이다. 싱글로 발매되지 않은 2곡 중 하나인 Baby Be Mine은 개인적으로 P.Y.T.보다 훨씬 좋은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이클 잭슨이나 퀸시 존스는 한 앨범에 8곡이나 싱글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무명(?)을 남긴 노래다.

‘Off The Wall’과 비교해서 ‘Thriller’의 1번 트랙 워너비 Startin’ Somethin’이 Dont Stop Til You Get Enough와 짝을 이룬다면, 2번 트랙 Baby Be Mine은 전작 앨범의 Rock with You와 비견될 만큼 환상적인 노래이지만 아쉽게도 빛을 보여주지 못했다. Rock with You와 마찬가지로 로드템퍼턴이 작곡한 Baby Be Mine은 신스파와 브라스 섹션이 결합된 R&B 트랙으로 많은 평론가들이 Thriller에서 가장 저평가된 곡으로 손꼽히는 숨겨진 보석이다.

세련된 신시사이저 연주와 중간 박자의 리듬은 Rock with You와 마찬가지로 이후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대중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던 시티팝(City Pop) 장르와 오버랩된다. 싱글로 발매되지 않은 ‘Baby Be Mine’에는 춤도 없고 춤도 없고 뮤직비디오도 없어 마이클 잭슨의 노래에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이 위대한 엔터테이너 댄서 퍼포머 이전에 위대한 가수(greatsinger)임을 증명하고 있지만 이 노래만큼 강력한 예는 보이지 않는다. ‘Baby Be Mine’에서 마이클 잭슨은 역대급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도 참가자가 Baby Be Mine을 MJ처럼 잘 부른다면 최종 우승자로 지목해도 문제없다는데 손가락 지갑에 든 현금을 몽땅 건다.

고구마 줄기처럼 히트 싱글이 잇따라 등장했고 1983년 차트는 마이클 잭슨과 Thriller가 모두 점령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마지막 피날레가 남아 있으므로 앨범이자 마지막이자 일곱 번째로 발표된 싱글 ‘Thriller’가 된다. 1983년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던 11월 2일 발표된 Thriller는 영화와 같은 뮤직비디오가 Mtv에 공개되면서 다시 대중음악에 혁명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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