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년 남성은 어떤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나요?

아, 로메오… 한국 중년남자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나요?

2020.12.11

남성 화장품 ‘오탑(OHTOP)’의 오성호 대표 인터뷰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열렸다.

한국 중년 남성의 피부는 고무인가요? 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나요?

화장품 브랜드 오탑(OHTOP)의 오성호 대표(58)의 말이다. 그는 같은 중년 남성으로서 억울하다고도 했다.

중년여성용 화장품은 피부타입, 연령대별로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중년남성을 위한 화장품은 없습니다. 그나마 어떤 남성 화장품도 2030세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중년 남성이 자신을 꾸미는 데 게으른 것도 문제이긴 합니다. 사회에서 누구를 만나도 냄새가 나고 피부가 고운 사람의 첫인상이 더 좋은데요.

오 대표가 깔끔하게 정돈된 남성에게 각별히 민감한 데는 특별한 이력도 한몫한다. 모델라인 12기 출신인 그는 198586년 잘나가는 모델이었다. 한국 패션 광고 사진계의 전설 같은 김영호, 정영선, 조남룡, 조세형 사진가들과 함께 어우러져 하루에 5~6개의 쇼와 광고를 소화했다.

저를 찾는 횟수가 점점 줄어드는 게 불안해서 2년 만에 모델 일을 그만뒀어요. 그리고 패션 수입사 홍보팀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게스’진이 한창 인기를 끌던 때인데, 제 역할은 ‘마리테 프랑수아저버’로 게스를 쓰러뜨리는 것이었습니다. 하하. 해외 촬영이 드물던 시절 모델 이정휘를 데리고 태국에서 찍어온 잡지 화보가 대박을 터뜨렸다. 화보 속 데님 버뮤다 팬츠(무릎 길이 반바지)가 세 번이나 완판됐다. 말리테 프랑수아 자바( マリ · フランソ·ワ が ジャバー 韓国)가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을 때 그는 갑자기 파리 유학을 결심했다.미국에서 홍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신입사원을 보고 이렇게는 안 된다. ‘나도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89년 프랑스 남부 도시 페피냥에서 어학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인은커녕 아시아인도 드문 곳에서 8개월을 보냈다.

“미역국 진짜 많이 끓였어요. 매일 밤 기숙사에 프랑스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요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물·미역·소고기만 넣고 끓이면 되는 미역국을 대접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신기해하고 기뻐했습니다. 하하.

파리에서 홍보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관련 회사에서 일했다. 그리고 98년 패션쇼룸 로메오를 열었다. 쇼룸은 전 세계 디자이너와 바이어를 연결하는 일종의 패션 복덕방이다. 자신의 옷을 팔고 싶은 디자이너들이 쇼룸에 옷을 맡기면 새로운 감각의 디자이너를 찾는 바이어들이 쇼룸에 들러 구매를 결정한다. 덴마크 디자이너 헨리크 빕스코브, 일본 디자이너 키미노리 모리시타를 발굴해 전 세계에 소개한 사람이 오 대표다.

프랑스명 로메오(ROMEO)는 셰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바로 그 로미오를 프랑스어로 발음한 것.

초등학교 때 동네 교회에서 연극을 하면서 제가 맡은 역할은 로미오였어요.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기억이 납니다.

22년간 전 세계 패션업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그는 6년 전부터 서울패션위크 컨설턴트로도 활약했다. 유럽·미국의 유명 바이어와 기자들을 서울패션위크에 초청하는 일을 맡았다.

정기적으로 서울을 오가게 되면서 뷰티 강국이라는 한국의 장점이 돋보였다고 한다. 뷰티 브랜드 오탑은 그렇게 전위적이면서도 개성적인 로메오 쇼룸 옷에 어울리는 화장품으로 기획됐다. 지난해 선보인 첫 제품은 립크림과 쿠션이었다.

1985~86년 모델로 활동한 오성호 대표가 지난해 출시한 남성 화장품 ‘오탑’. 심플하고 모던한 패키지 디자인은 모난 사각형과 차분한 분위기의 셉그린(암록색) 컬러를 좋아하는 오 대표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다. 사진 오탑

올해 11월 토너·에멀젼·세안제 스킨케어 3종을 출시한 이유다. 아저씨들 특유의 냄새인 사우나용 스킨 향에서 멀어지기 위해 프랑스 최고의 향수를 생산하는 글래스 지방까지 달려갔다. 에르메스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의 딸이자 ‘향기의 시인’으로 불리는 셀린 엘레나와 함께 7개월간 연구·개발한 것이 지금의 향기 ‘블랙스톤’이다.

얼마 전 한국 TV 프로그램에서 중년 남자 연예인들이 아내 화장품을 발라보면 참 좋다고 하더군요. 모든 좋은 건 다 쓰는 연예인조차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을 못 찾아서 아내의 화장품을 쓰는 거예요. 물론 첫 번째 절차는 남성 자신이 자기 자신을 키우는 데 게을리하지 않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아내들이 화장대 한쪽을 남편에게 물려주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남편이 자기 피부에 잘 맞고 좋아하는 화장품을 골라 채울 수 있도록요.

출처는 중앙일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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