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진국, 독립기구와 예산 투입 후 신뢰 필요”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 내년 초 예타 신청”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14일 대덕특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우주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길애경 기자]각국의 우주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이 우주 진출을 위한 국내 기술 발전과 우주청 설립 시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4월 천문연수장에 취임한 박 원장은 14일 오전 대덕특구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우주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밝혔다.
박원장은 1990년부터 천문연에서 태양과 우주환경 분야를 연구해온 우주과학자로 국내 태양우주환경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측소로 이전해 온 보현천문대의 태양망원경도 박원장이 직접 설계해 만들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미 빅베어 천문대에서 만든 최대 규모인 1.6m 태양망원경 제작에도 참여했다.
천문연은 태양관측망원경 제작, 나노위성 도요사트 발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 등 큰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관측망원경은 NASA와 공동 제작해 2023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역할은 태양과 우주 환경을 관측한다. 나노위성 도오샛은 무게 약 10kg의 나노위성 4대가 고도 500km를 편대 비행하며 우주의 날씨를 관측한다. 당초 올해 말 발사하려던 것이 감염병 확산으로 미뤄졌다. 내년쯤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NASA의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으로 달 궤도의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 착륙선을 타고 내려와 달을 탐사하게 된다.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호주, UAE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5월 아르테미스 약정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는 천문연이 가장 야심차게 추진하는 기획이다. 2029년 지구 3만1000km까지 다가오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적은 연료로 탐사할 계획이다. 박영득 원장에 따르면 2023년부터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해 4년간 개발했으며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에 소행성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탐사에 의해 아포피스의 형상이나 지도, 고해상도의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예상되고 있다.
천문연은 올 하반기경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와 관련한 세부 기획을 마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어려운 과정이지만 천문연은 탑재체를 항우연은 발사체 개발을 맡을 것이고 세트렉아이 한화 등 민간기업도 참여할 것이다. 우리 기술로 해야 창의력과 독창적인 기술을 가질 수 있다며 궤도는 나사와 협력이 필요해 20일 나사와 워킹그룹도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탐사는 우주 생성, 인류의 근원 등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국방 산업 등 전 영역으로 기술이 확대돼 국가안보와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며 우주기술은 첨단기술로 다른 나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우리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우리 기술로 우주에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원장은 우주청 설립에 대한 질문에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주개발은 인류가 위를 보고 있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천문학적 요구로 과학도 발달한다며 우주개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총리 산하 등 독립적 위치의 우주청 설립과 예산 투입 후 믿고 기다려주는 (물론 책임은 확실하게)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천문연은 서울 울산 제주 3곳에 지름 21m 전파망원경을 설치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구축해 우주에서 발생하는 전파를 관측하고 있다. 네 번째 전파망원경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서울대 평창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다. 또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을 운영하며 외계행성의 존재 가능성을 찾고 있다. 세계 최대 광학 만원대의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제작에도 참여(지분 10%) 중이다. 천문연은 KVN, KMTNet에 이어 GMT 완공에서 세계를 이끌어갈 연구성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