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3일 금요일 베리 백신 접종을 위해 늘 가던 동네 병원에 갔다.
접종하러 들어갔는데 원장님이 베리를 보고 “베리 눈은 언제부터 이랬나요?”라고 하셨다. 눈? 왜 눈? 하고 눈이 왜 그래요? 물어보니까 오른쪽 눈이 뿌옇다는 걸 몰랐냐고…
그제서야 오른쪽 눈이 뿌옇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장님은 백내장일 수도 있으니 안과 전문의에게 가서 한번 검사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안과 검사 장비가 모두 갖춰진 인근 일산동물의료원을 추천해주셔서 그날 접종을 마친 후 바로 일산동물의료원에 안과 진료를 예약했다.이때는 흐릿해 보이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다음날 토요일에도 변함없이 아침도 잘 먹고 좋은 컨디션으로 함께 출근했다.아침에 출근해보니 어제보다 흐릿하고 예뻐보여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토요일 오전 10시 40분경
이후 클래스를 진행한 지 12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베리가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불과 2시간도 안됐는데 눈이 완전 맛있었어.
너무 놀라서 반을 서둘러 마치고 남편과 여느 병원으로 달려갔다.원장님이 보고 빨리 안과 진료를 받으라고 하셔서 일산동물의료원으로 달려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로 407
응급으로 갔는데 정상진료를 하는 날이라 기존 예약이 꽉 차 있으면 오늘 진료가 가능할지도 확실치 않다는 답변에 “오늘은 무조건 검사를 해야 하니 기다리겠다”며 1층 로비에서 1시간 넘게 앉아서 기다리기만 했다.
아픈 강아지가 정말 많구나 생각했고 베리 차례는 언제가 될지 초조했다.
결국 진료 중간중간 검사를 받았고, 그 사이 베리는 계속 몸이 아팠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고 충혈도 심했다. 고통이 너무 심했던 시간..안압을 측정해보니 50이었다.
정상 안압이 12라고 하며 50이 넘으면 요통에 버금가는 통증이라는데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처음 겪는 통증 때문에 두 눈이 잘 뜨지 않는 상황이었다.
일반 검사에서는 염증이 심해 안쪽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초음파 검사까지 했다.검사를 마치는데 도착해서 3~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안과는 장비가 모두 갖춰진 곳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일이었다.
이날은 수술 전담 과장이 없어 부원장님께 진료를 받았고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베리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알았다.
검사결과 1. 두 눈에 백내장이 있다 2. 우수정체 렌즈 후방파열 3. 수정체 내부 물질 안구에 퍼진다 4. ‘파열에 의한 수정체 유발 포도막염’ 진단 4. 염증 수치 매우 높음 5. 안압 매우 높음 6. 백내장 + 녹내장 진행 7. 동공이 열리지 않음 8. 백내장 수술 시도도 할 수 없는 상황 9. 수술 예후가 매우 나쁜 경우
하필 파열된 부분이 수정체 뒷부분이어서 운이 좋게도 백내장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고 이미 내부 물질이 안구에 많이 퍼져 있는 상태여서 백내장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고 높은 안압이 몇 시간 지속됨에 따라 망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화요일 진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안압과 염증을 낮추는 것 외에는 없었다.
그래서 백내장 수술 직후 아이들에게 처방할 약을 처방해줬다.안약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총 5가지로 내복약으로는 진통소염제를 받아왔다.
4일 동안 알람을 맞추고 정말 제대로 약을 넣어줬어.그럼에도 눈은 박정하게 점점 희어지고 안구가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6월 7일 월요일
아파하는 기색은 없지만 눈이 더 하얗게 변했고 오른쪽 안구가 부어 있었다.약은 꾸준히 넣고 있던 상태.
6월 8일 화요일
여전히 약도 잘 넣었고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을 했다.그래서 아픈 줄도 몰랐어.
이날은 수술을 담당하는 김성효 과장에게 진료를 받았다.
베리의 상태를 체크해 본 결과 안압은 90으로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염증도 더 심해진 상태였다.약을 맥시멈에 넣었는데 염증과 안압이 잡히지 않아 오히려 심해졌다는 것은 약으로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베리의 경우 속발성 녹내장으로 불치병이나 다름없었다.
안압이 48시간 이상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 망막이 완전히 부서지지만 베리는 이미 나흘 내내 높았기 때문에 이미 눈은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광반응이 없는 걸로 봐서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고 눈은 이미 기능을 잃었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수술밖에 없다고 하셨다.
진단결과1. 현재상태:엔드스테이지2.지금보다훨씬좋아지는옵션은3가지가있다는것-첫번째:안구적출-두번째:의안삽입-세번째:주사(시드포비아)
안구 적출은 현재 베리 상태라면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잘 시행되는 방법으로 수술 시 통증이 낮아 관리하는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실 강아지에게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셨다.
의안 삽입은 안구 속을 파내고 실리콘 볼을 넣는 것인데 장점은 미용적인 것밖에 없었다.눈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각막에 상처가 잘 나고 염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시드포비아는 쉽게 말해 눈에 대한 안락사다.장점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를 한다는 것, 그리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으로 안구 내 물 생성을 억제하는 주사이기 때문에 눈이 찌그러지도록 작아지고 베리처럼 안구에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시술하면 진해서 그때가 되면 무조건 적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뭐… 답은 나왔어, 남편과 상의한 결과 안구 적출이 베리를 위한 최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현재 통증이 매우 심한 상태여서 당일 바로 응급수술을 진행했다.수술 경험도 많고 설명도 잘해준 덕분에 김성효 과장을 믿고 바로 수술을 맡길 수 있었다.
수술에 들어간 베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늘을 보니 색깔이 정말 예뻤다.수술은 검사까지 다 해서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
안구 적출 수술은 생각보다 큰 수술이 아니라고 하셨고 통증이 큰 수술도 아니어서 당일 바로 퇴원이 가능했다.
수술하고 수술실에서 나와 아픈지 선생님 품에 안겨 울던 베리가 대기 중이던 형과 나를 보고 뚝 멈췄다.금방 안겨 혀를 내밀고 설칠 뿐이었다.엄마, 아빠 보고 안심했나?
이날은 퇴원해 마취가 아직 안 깼는지 집에 와서도 걷지도 못하고 피곤해 밥도 안 먹으려고 했다.베리가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를 잔뜩 넣고 미역국을 끓여줬지만 고기도 안 먹으려고 누워만 있었다.
6월 8일 수요일 오늘 오전.
다음 날인 오늘 오전 압박 거즈도 풀고 소독도 하러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온몸이 부르르 떨리던 베리, 이제 괜찮아. 안 아파!
우리 아이 미모는 여전하구나:)
2주 후에 실밥 풀면 부은 눈도 빨리 가라앉으니까 조금만 참아 개 디자이너 베리야!
오늘 베리 보러온 언니들 🙂 베리 눈 이쁘다고 맨날 윙크하는 얼굴이라서 예쁘다고 해준 아이들.
빨리 나아서 다른 눈도 검사하고 건강해지고 좋은 곳 많이 놀러가고 좋은 거 많이 보자 베리.힘내자 우리 가족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