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또는 이은미의 ‘서른즈음에’에 감정이입돼 서른 살이 됐다. 젊음의 끝인 듯했지만 착각이었다. 양희은의 내 나이 마흔 살에는 오지 않았다. 40대는 자연스러워졌다. 아무런 낌새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노래는 김광석의 ‘한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지나 (호호님 땡큐!) 이애란의 ‘백세 인생’에서 가볍게 뛰어넘는다.
팟캐스트 ‘아리레오’를 들으며 강릉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스인 졸바 편에서 유시민 작가는 80세의 인생이었던 시절이어서 마흔을 반환점으로 여겼다고 한다. 운전하던 빈 군이 고개를 끄덕인다. 요즘의 백세 인생이란, 나는 「오십세」를 반환점으로 생각한 것인가. 어이없는 불면과 낯선 외로움은 그 때문일까.
왜 그럴까라는 대답을 갈망하며 분석하는 버릇이 있다. 특정 연령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늙어간다기보다는 이제 젊지 않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여행을 가도 예전처럼 너도나도 미식가기가 싫어졌다. 품을 들여야 할 일이 갈수록 조심스럽다. 작가 이석원이 「2인조」에 썼듯이 나를 「좋은」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답을 구하는 것도 오래된 습관이다. ‘우리는 중년의 삶이 재미있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입니다. 아마추어 연극인 6명과 연출가 1명이 실은 연극과 이후의 치유적 글쓰기의 기록이다.▶안은영 연출가는 결핍 혹은 지나침이 우리를 조금은 배려하고 고집하지 않는 어른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고 말한다.▶자칭 중간의 인생을 살면서 공황장애를 겪고 연극을 통해 극복한 정호정 배우.소노 아야코의 재미있는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나는 언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를 해둔다는 말을 인용해 연극을 만난 뒤 심리적 결재는 언제나 한도를 넘어 쓴다.▶연극「강여사의 선택」에서의 역할을 계기로 간호사가 되어 세계 여행의 꿈을 키우는 마기원 배우.▶20년의 직장생활 후, 전업주부가 되어, 자유로운 24시간을 얻을 수 있었지만, 취미나 종교 활동으로 허심을 채울 수 없었다는 최정주 배우.▶”특기할 수 없는 것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내가 그것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놀라운 활동력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최상옥 배우.▶지금 이곳에서 행복을 사는 논술교사 김영희 배우.▶불굴의 삶을 살았지만 화구를 메고 오토바이를 타며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었던 윤현정 배우.

매번 배우 이름이 아닌 사진 옆의 이미지를 표시한다. 앞부분을 읽을 때는 글과 배우가 잘 어울리지 않았다. 공저의 경우 챕터 순보다 이름 순으로 읽어야 서사를 주기가 쉬울 텐데 아쉬웠다.이들의 여정은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연극교실에서 시작해 50플러스 공연집단 달콤2막으로 이어진다. 50플러스라니 기가 막힌 작명이다. 여담에서 김민철 작가가 자신의 집을 망원호프라고 부른 것을 오마주해 우리 집을 빈스타파라고 부르기로 했다. Bin ‘ s Tapas ! 약간 뉴스타파 느낌도 나고^^
안은영 연출가의 창작극 강 여사의 선택에는 늙음과 질병과 소멸의 현실 앞에 있는 두 강 여사와 치매 노인들의 생애 마지막 동반자가 될 요양 보호사들이 등장한다.
배우들은 비중 있는 배역에서 책임감이 무겁거나 작은 배역에 실망하지만 연출가의 배역 선정 의도를 이해하기도 한다. 각자 캐릭터의 이름을 짓고, 캐릭터를 만나며, 캐릭터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거친다. 치매 노인을 연기하면서 어머니 또는 시어머니와 진심으로 화해한다.
반면 안은영 연출가는 작품만 생각하기보다 각 배우의 상황이나 사정을 고려하느라 힘들었다고 밝힌다. 직장에서 만난 관계에서는 지나친 친밀감이 독이 될 수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고민이 협동조합 산하 진짜 별난 극단 B2S 창단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이제 아마추어 배우가 아니야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라고 꽃길만 걷거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훈련 도중 서로 흠집을 내 갈등을 겪기도 하고 몸싸움 훈련 중 호흡을 맞춰 콤비네이션을 느끼기도 한다. 대본 암기도, 체력도, 오가는 교통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관객과의 소통을 고민하며 연극하다 죽겠다는 포부가 생기기도 한다.
연출가든 배우든 하지 않는 이유보다 설렘을 좇아 시작된 연극이다. 50+로 가슴 뛰는 거라니! 나는 이 생망 연극을 보는 설렘뿐이니 언젠가 진짜 별난 극단 B2S의 대학로 무대를 보고 싶다.중년기에는 외부 세계 정복에 쏟아 부은 에너지를 자기 내부에 초점을 맞추도록 자극받아 자신의 잠재력에 깊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P.203586은 정치권력, 지금의 40대는 문화권력이라고 했다. 이제 중년의 우리가 노년이 되면 노년에 관한 문화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될 것이다. 우리의 노년 모습은 현재와는 사뭇 다르다는 예감이 든다.
여명이란 말이 싫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을 남은 일로 치우고 싶지 않다. 중년에도, 초기 노년에도, 후기 노년에도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 있음을 명심하자.
※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았습니다. 리뷰를 쓰는 동력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