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야 반년은 못 가겠느냐고 깔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여행을 갈 수 없다는 불평은 사치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고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래도 2년 넘게 잘 버텨왔고 마스크도 꼭 쓰고 손도 깨끗이 씻고 나름 사람 많은 곳은 원래 좋아하지 않으니 집순이 운명일까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왔다.
이번 주는 어쩌면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한 주가 되지 않을까 싶어 오랜만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서서히 올리는 불임일기에도 나오겠지만 나는 지금 불임병원에 다니고 있다.첫 인공수정과 첫 시험관이 모두 실패하며 “정말 다음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무엇보다 제 인생이 조금씩 깨지는 게 싫었기 때문에 고차수까지 갈 자신은 없었을 뿐 아니라 짧은 기간에 집중해서 꼭 성공하자는 마음이 컸다.
오늘.. 4월 9일은 나의 첫 동결배아 이식의 날이었다.
지난 신선다수 때 많이 채취된 난자 개수에 비해 수정률이 매우 낮고 배질도 좋지 않아 동결은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이번에는 남편과 함께 건강하게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그런지 고맙게도 동결배아가 6개나 나왔고 그중 4개는 무려 상급배아였다.
지난번 내 상황에 비교해 보니 얼마나 큰 발전인지 알 수 없었다.
4월 6일 수요일.. 이식을 앞두고 자궁내벽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검진을 받으러 가려고 궁내벽 13mm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잘 준비가 됐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남편에게 우리 정말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고 했어.(´;ω; ))
병원에 가서 부장님과 점심을 먹을 때까지는 정말 건강했다.그런데 2시부터… 갑자기 심상치 않은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끔찍했지만 일단 뜨거운 물을 마셔봤다.
진전이 없었다.
격일로 재택이다 보니 사무실에는 저와 부장 두 분이 있었는데 심상치 않은 걸 감지해 두 분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일단 조용히 반 휴가를 내고 퇴근했다.
집에 가는 길에 고민이 많았다.진짜 양성이면 베어이식은 당연히 취소인데 솔직히 너무 아쉬웠다.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일단 자가검사 키트를 해보기로 했다.
가자마자 두 개를 코와 목에 각각 해봤어.정말 깊이 찔렀는데 둘 다 음성이 나왔다.
역시 그냥 감기 같아.하고 테라플루를 마시고 한숨을 쉬었다.
저녁에도 다시 해봤지만 또 음성이었다.
그런데 내 컨디션은 뭔가 심상치 않았다.정말 처음 겪는 감기 증상이 서서히 올라오는 것 같았다.
확진받은 회사 언니에게 전화해 보니 100% 양성이라고 신속항원해보라고 했다.
일단 마리아병원에 전화해서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고 냉동배아 이식을 취소할 수 있으니 해동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렸다.병원에서도 해동 전날 연락해줘서 다행이라고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내 앞에 할머니가 음성이셔서 나도 곧 음성 소식을 가져다 주실 줄 알았는데…(´;ω;)

완벽하게 진짜 2열이 나왔어.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줄을 ㅋㅋㅋㅋ이렇게 보다니 어이가 없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받아왔지만 가래가 목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심한 기침이 나오자 편도선이 계속 부어올랐다.
이제 날짜별 증상을 정리해 본다.
오미크론 날짜별 증상
증상 2일차(확진일) ★★★-주요 증상: 기침, 가래, 오한-아침에는 나아질 줄 알았는데 갑자기 몸살 기운이 시작됐다.- 그래도 살았다.- 이렇게 지루하게 방에 갇혀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홈트레이닝도 했다.
증상 3일차 ★★★★- 주요 증상: 깊은 기침, 짙은 가래, 오한, 근육통, 구토-새벽에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누우면 가래가 기도를 막고 기침이 시작되는데 인생에서 이런 기침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깊고 찢어지는 기침이었다.이런 기침을 하는데도 축축하고 가래가 빠지지 않아 다시 기도를 막고 구토를 유발했다.- 저녁이 되자 편도선이 미친 듯이 붓기 시작했다.
증상 4일차 ★★★★★★★★- 주요 증상: 가래, 깊은 기침, 구토, 속쓰림, 두통-구토와 기침이 계속되면서 내 편도선에 누군가가 칼로 난독한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새벽에 너무 힘들었어. 또 잠을 전혀 못 잤어. 어제처럼 가래가 기도를 막고 구토가 시작되는 것과 그냥 앉아 있어도 누워 있어도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변기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sos를 했는데 남편은 꿈나라였다…………………………………………………………………………………………………………………………………………………………………………………………………………………………………………………… 진짜 아팠어.내 인생에서 이렇게 아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팠다.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아팠다.아침에도 눈물이 났다. 너무 힘들었다.뭔가 다른 분에게 신경을 써야 아프지 않을까 싶어서 노트북을 켰다.
비대면 진료 대리 처방
나의 주된 증상은 목과 기도에 아주 파운드처럼 달라붙을 생각이 없는 가래였어.그런데 내 처방전에 가래에 대한 약이 전혀 없었어.나는 비교적 열이 없는 편이지만 열을 내리는 해열제가 있어 전혀 내 증상과 맞지 않는 처방이었다.그도 그런 게 증상에 대한 질문도 전혀 없었고 그냥 알아서 처방해 줄 테니 가서 약을 잘 먹으라고 했다.무지의 대가다.
남편이 아침에 대리 처방을 받아 왔다.

첫 번째 처방전: 가래에 대한 약에 없다.

두 번째 처방전: 가래와 기침 위주의 약 처방으로 바뀌었다.
약을 아침 낮에 먹어보니 끈적끈적한 가래가 조금씩 녹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아직도 목은 칼날이 들어 있는 것처럼 아파서 물만 삼켜도, 내 침만 삼켜도 너무 아파.내일까지 아프다는데 도대체 누가 오미크론 감기라고 했는지…절대 감기 수준의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정말 느꼈다.
나는 난자 채취도 국소 마취하는 건장한 편인데.. 정말 아파서 눈물이 났어.오늘 밤은 조금이라도 잘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병원 처방전을 보시고 제 증상과 맞지 않으면 비대면 진료 또는 대리 처방을 적극 활용해달라는 것입니다!
오미크론을 경험하고 계신 여러분… 파이팅입니다.(´;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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