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첫 외래) 나의 갑상선암 이야기(202~20127,

퇴원하면 병원에서 첫 외래 일정을 잡아준다.외과, 내과, 이비인후과를 모두 들러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은데, 나의 경우는 24일 월요일, 27일 목요일에 이렇게 두 번에 나눠 일정을 잡아주고 불편할 것 같다고 27일 목요일 1일에 한꺼번에 다시 정해줬다.최종적으로 전이됐는지 걱정돼서 하루빨리 외래를 보고 싶었고, 같이 입원해 있던 어르신들과도 얼굴 한번 더 볼 겸 월요일도 좋았는데 어쨌든 그렇게 됐다.

쉬면서 외래를 기다릴때 또 말이 안되지만 두가지 상반된 고민을 한다. 아..만약 조직검사 결과 전이가 보인다면 어쩌지? 근데 내가 암이 아니라면 어떡하지…

  1. 누구나 고민할거고 재미있지만, 2.에 대해서도 조금 고민해 보았다. 저는 99% 이상의 확률로 암이라고 했고 암이 아닌 것을 암으로 오진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은데 이렇게 고민했다^^; 뭐 0.1%의 확률이라고 해도 나는 이미 갑상선을 절제해 버린 것이 아닌가. 게다가 암 진단 보험금을 이미 몇 천만원 수령했는데 암이 아니면 이걸 다 뱉어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만약 암이 아니었다면 정말 뱉어내야 할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2. 그동안 나는 나름대로 휴식을 취했고, 또 회사에도 복귀했다. 예전에는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 1개월, 3개월 동안 병가나 휴직으로 쉬었다지만 요즘은 일단 병원에서 진단서 자체를 그렇게 길게 써주지 않도록 한다. 집에 있다고 육아로 쉬는 게 아니어서 오래 쉴 생각도 없고 쉬는 동안에도 회사에서 이런저런 일로 연락이 많이 와서 일찍 복귀했다. 참고로 나는 수술을 포함해서 2주간 병가를 냈다. 그럭저럭 적당한 수준인 것 같다.그동안 기침/가래는 매우 좋아졌고 수술 부위도 처음에는 푸른 멍이 들었으나 멍도 거의 사라지고 겨드랑이 위쪽만 절개한 흔적이 보인다. 무거운 것을 들지 말라고 하지만 1015kg 정도는 들어도 문제가 없다.
  3. 아무튼 또 시간이 흘러 27일이 되었다. 막상 외래에 가기 전날에야 문득 떠오르는 생각.아니 근데 왜 금식하라고 하지? 내일 피검사를 안 할까?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검사하지 않는다. 이유는 뒤에서…

처음에 외과를 방문했다. 송라영 선생님과 고생하셨던 그런 얘기를 하고.우선 중요한 게 최종적으로 림프선 전이 여부인데 수술 부위 뒤쪽에 있는 림프선 3개를 채취해 최종 확인한 결과도 전이가 없었다. 천만다행이다. 그래서 조금 안심하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외과에서 최종 진단서와 연말정산용 장애인 증명서 등 필요 서류를 신청했다. 장애인 증명서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설명하겠다. 외과는 3개월 뒤 다시 외래진료를 받기로 했다.

이어 내분비내과 정윤재 교수. 위에서 말한 ‘오늘 피검사 안 해?’에 대한 궁금증이 여기서 풀리는데 어차피 지금 계속 신지로이드 먹고 있기 때문에 오늘 피검사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한다. 한 달간 약을 잘라보고 그때 다시 혈액검사를 해서 약을 계속 복용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아니, 그중 한 달 동안 내가 기운이 없어서 쓰러지면 어떡하죠?”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냥 멍하니 알았다고 한다.그리고 중요한 게 수술 결과라고 생각했는데 외과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갑상선암이 삐졌다는 얘기를 하고. 이거 옛날 같으면 저는 절제했다고 하시네. 이건 참지 못하고 “삐쳤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었더니, 또 “갑상선이 좀 삐졌어요”라고 설명해 주는…하….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인지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었는데 나도 교양 있는 사람이니까 참는다. 집에 갈 때 생각해 보니 피막을 조금 침범했는데 전이는 없었다는 말이냐며 나 혼자 지레짐작.* 나중에 수술 결과지를 볼 수 있는 아내에게 물었더니 말 그대로 갑상선암이 그냥 옆으로 살짝 삐친 거라고 하더라. 하아… 그냥 삐져서 삐쳤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나 혼자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이비인후과. 이곳은 아무 것도 긴 설명이 필요 없다. 후후 소리를 내는 것, 저렇게 소리를 내는 것을 해보고 이어서 공포의 비강경 검사. 오늘도 콧속에 비강경 카메라가 많이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PCR 검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렵다. 피곤해서 죽을 것 같은데, 아 해보세요. 소리 내보세요. 정말 좋았는데 수술 전에는 양쪽 콧구멍을 뚫었는데 이날은 한쪽뿐이었다. 어쨌든 그동안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님을 만났는데 별일 없이 두 달 정도 소리를 지르셔야 한다고 하셨다.

팁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해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제 병원비는 무려 1100만원이 넘었는데, 제 실손보험사인 메리츠화재의 경우 100만원 초과건은 방문 접수하도록 돼 있다. 아… 정말 귀찮은 일 집으로 돌아가던 중 문득 병원 1층의 실손보험 청구기계가 생각나서 돌아왔다. 속아넘길 생각으로 한번 신청이라도 해보려고. 실손보험의 빠른 청구라면 이것이 사업자명 같은데 수수료가 1천원 발생한다. 방문 수고를 1천원으로 해결하면 그게 어디냐며 접수를 완료했다. 접수하면 카카오톡으로 추가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이 오는데, 그래서 최종 진단서를 제출했다. 다 신청하면 옆에 실손보험의 빠른 청구에서 파견된 것 같은 분이 설명해주시는데 아, 1천만원이 넘어요? 그래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될 것 같아요라는 애매한 답변을 줬다. 결과적으로 2일만에 보험금 Get 성공.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연말정산용 장애인 증명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카페 글을 보면 되게 어려워하던데…연말정산용 장애인공제는 인정공제 중 추가공제에 해당한다. 우리가 연말정산을 진행할 때 배우자 공제, 직계존속/비속공제 입력할 때 그 공제다. 의료비 세액공제나 신용카드 세액공제와 무관하다. 세액공제가 아니라 소득공제의 일종이다. 종합소득세 대상이 되는 종합소득금액에서 더 추가하고 빼야 할 것은 제외하고 소득세법상 종합소득과 새 표준이 나오고 여기에 세율을 곱하면 종합소득 산출금액이 나온다. 소득공제는 여기서 말하는 빼는 것은 제외 항목에 속한다. 세액감면이나 세액공제는 공제한 결과인 종합소득 산출금액에서 차감하는 항목이다.

우리와 같은 갑상선암 환자는 5년 기간에 한해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장애인공제는 추가공제이기 때문에 기본공제 대상이 장애인공제 요건을 갖추면 2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기본공제는 또 본인공제, 배우자공제, 부양가족공제(직계존속, 직계비속, 형제자매 등)가 있으며 본인을 제외하면 1) 연령과 2) 해당 과세기간의 소득금액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장애인공제의 경우 연령제한은 받지 않지만 소득금액 제한은 받는다.그리고 유효기간 5년의 경우 나처럼 갑상선암 진단은 2021년 12월에 받고 수술 및 증명서 발급은 2022년 1월에 발급받은 경우는 2021년부터인지 2022년부터인지 저도 궁금했는데 직접 발급해 보니 궁금하다. 2021년 12월부터다. 아마도 산정보험 특례 적용 대상자로 등록된 날짜부터 유효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에 틀리면 말씀을… 수정해 놓을게요.

보험금을 더 받고 소득공제를 좀 더 받는다고 해서 내 갑상선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암이 완치되는 것도 아니지만.이런 거라도 다 받아야 조금이라도 슬프지 않을 것 같아 ㅎㅎ 예전에 옆 파트 선배가 갑상선암이었는데 수술하고 보험금이 들어 벤츠를 골랐다. 그때 속으로 ‘아니, 뭐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돼^^선배가 왜 그랬을까. 뭐, 그때 선배는 아이가 없기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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