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뫼비우스 스카이브루나가 2년 가까이 피운 담배다.

학생 때 나는 부모님께 술은 몰라도 절대 담배만은 하지 않겠다고 누구보다 패기 넘치게 말했고 몸에 좋지도 않고 맛도 없는 것을 어른들은 도대체 왜 단돈을 주고 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렇다면 차라리 맛있는 것을 사먹거나 취미활동에 돈을 써주겠다는 마인드였다.역시 남의 일은 모르니까 함부로 저렇게 얘기하면 안 돼.

나는 군대에서 동기들에게 처음 담배를 배웠는데 분대장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았던 게 커서 군 필자들은 알겠지만 군대에서는 흡연장이 만남의 광장이며 혹독한 훈련이나 지루한 근무가 끝나면 동기들과 한 대 피우는 게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다.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억지로 담배를 피울 필요는 없지만, 초신기하게도 군대든 회사든 중심선에 속한 놈들은 꼭 담배를 피워 흡연자가 되면 평소 보이지 않던 사람이나 조직 내부의 이면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남자들은 3~5분 같이 노가리만 까도 보통 빨리 친해지니까 또 이럴 때는 담배만한 게 없어.

처음 담배를 피울 때는 몸이 강하게 거부반응을 일으켜 어지럽고 메스꺼운 현상까지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역시 나는 담배가 맞지 않는구나 싶어 버렸는데 다시 시도해볼까?라는 생각이 결국 나를 흡연자의 길로 이끌었다.사람의 몸은 적응력이 강하기 때문에 맞지 않는 일이 있어도 계속하다 보면 결국 무엇이든 받아들이게 된다.이후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나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나 지루하고 몸이 근질근질할 때 항상 담배에 손을 대고 하루에 적어도 기쁜 마음은 불태운 것 같다.

그리고 제가 많이 변한 게 요즘은 거짓말이 아니라 담배를 딱! 하루에 한 송이만 피어 있다.주로 일이 끝나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식후에 먹는 게 유일하다.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머릿속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정말 좋은 느낌이다.담배를 무슨 맛으로 피우냐면 뭐라고 언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그 오묘한 특유의 느낌이 있다.

흡연량이 많은 편도 아니고 담배를 피우게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피워서 좋은 것은 없으니 흡연자의 단골 댓글 ‘너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마라’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하곤 한다.하긴 담배를 피우면 반드시 몸에서 풍기는 냄새도 심하고 체력 상태도 하락하는 것이 눈에 띄게 체감된다.그래서 언젠가 담배를 끊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다.

여담에서 톰 하디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말 멋있다.금연자들에게는 내재된 흡연 욕구를 폭발시켜 버리는 무서운 영화다.그리고 괜히 이런 거 보고 가세요.그러니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친타는 없기를 바란다.나도 흡연자이긴 하지만 광대 스모커의 아이들은 정말 육왕건에서 매우 기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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