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스토리 1. 결혼전 건강검진~ 수술전까지 (댓글 많아요)

여러 문제 때문에 블로그를 6개월 정도 비워뒀다.누가 보면 되게 열심히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었을 텐데 신발 리뷰를 하려고 신발 사진만 1000장이 넘는다.

언제 다 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할 생각이야.

블로그 주제를 신발과 옷으로 잡으려다 다이어리 형식의 일반 블로그로 바꾸기로 했다.물론 신발 포스팅은 다 하지.

결혼을 준비하면서 행복해하던 내 인생이지만 지난해 6월 7일 건강검진을 받았다.

물론 건강검진은 웨딩플래너를 달고 무료로 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바꿔서 사진이 하나도 안남았어…

  • 건강검진 기억으로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 것 – 위, 대장내시경을 받기 전에 나는 절대 마취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바로 수면마취에 들어간 것 – 대장내시경 후 뱃속에 가스를 분출하기 위해 엄청나게 뛰어다닌 것 –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가만히 똑바로 누워야 하는데 군대에서 목을 다쳐서 제대로 눕지 못해 고생한 것이다.
  • 그냥 건강검진 자체가 정말 힘들었어.건강검진은 신당역에 있는 서울베스트의료원에서 했다.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46길 17 두산위브더제니스 2층 서울베스트의료의원
  • 참고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추가비용은 15만원씩 추가로 지불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후 명동 하동관에 가서 먹은 국밥은 정말 맛있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9길 12

건강검진을 받고 며칠 뒤 아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아내의 자궁초음파가 제대로 찍히지 않아서 다시 하자고 연락이 와서 다음 주 토요일에 같이 갔다.그리고 다행히 아내의 초음파 결과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서울베스트의료원’에서 전화가 왔다.

갑상선 쪽에 혹이 보이는데 이게 악성인지 물집인지 확인해야 된다고… 내원해서 검사를 좀 더 받아보려고…

처음에는 ‘아, 병원이 우리를 호구를 잡으려고 하는구나,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으니까 뭐든지 더 해보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다시 내원해 갑상선 세침검사를 받았다.이때까지만 해도 병원에 대한 분노, 교통비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너무 화가 났다.그런데 세침 검사를 하고 원장님을 만나는데 혹 단계가 1~5단계가 있고 1~2단계는 수혹, 3단계는 의심, 4~5단계는 암이라고 하고 저는 애매한 3단계라고 했다.

이때 나는 더 화가 났다.이 원장이 나를 혼내려고 하는구나, 절대로 내가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원장은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했고, 검사 CD와 소견서를 고르면서 집과 가까운 병원인 ‘이화여대서울병원’ or 회사에서 가까운 ‘신촌세브란스병원’을 고르라고 했고, 나는 집에 가까운 게 좋을 것 같아 ‘이화여대서울병원’을 골라서 집으로 가는 길에 회사 대표와 전화를 했다.

대표는 한의사로 현재 암요양병원에서 행정원장을 지내며 광고회사(우리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현재 병원에 계신 원장들과 소견서와 파일을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해 주셔서 실제로 이 말이 많은 위로가 됐다.

그리고 병원은 무조건 신촌세브란스로 가라고 해서 바로 병원에 전화해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이때가 6월 말경이었을 것이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19

그 다음날 출근해 대표를 만났고, ‘메디람한방병원’에 가서 구자일 원장에게 내 질환에 대해 자초지종을 듣고 이것이 암인지는 대학병원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을 듣고 왔다. 나름 자세하게도 친절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이해할 수 있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교수를 찾던 중 ‘이잔디’ 교수를 발견하고 이름과 얼굴을 보고 믿음이 생겨 바로 진료 예약을 했다.

그 주 금요일 회사에 반 휴가를 내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갔다.대학병원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입원해 있던 강남성모병원에는 자주 갔지만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처음이었다.

크기도 커 지나가다 본 것과는 비교가 안 됐다.

교수를 만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끝났다.

기다리기는 30분을 기다렸지만 교수와의 진료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이렇게 빨리 끝날 줄 몰랐어.

CD와 소견서를 제출하고 교수님께서 확인하고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7월 중순쯤 세브란스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이잔디 교수님. 저희가 세침검사 받은 파일을 확인해봤는데 진단 결과 갑상선 유두암으로 판단되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7월 30일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으면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전화를 회사 사무실 앞에서 받고 정말 얼굴이 파랗게 질려 20분 정도 밖에서 멍하니 있었다.이때 심경은 결혼 한 달 앞두고 있고…ㅋㅋㅋ 난 아직 29살인데… 나름 운동도 매일 1시간 반이나 했는데 왜 내가 암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 멍하니 있는데 회사에 들어오는 대표를 만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냐고 물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다시 메디람한방병원으로 멘붕인 저를 데려가셨다.

“은준 씨, 빨리 짐 싸서 저랑 다시 병원 가요”

그래서 바로 짐을 싸서 병원에 갔다.눈물도 나지 않았고 앞길이 막막했다.

부모님한테 뭐라고 해야 되지?아내가 될 여자친구에게는? 장모님, 장인어른에게는? 주변 지인들에게는?

그냥 패닉이었어.

재회한 구자일 원장은 앞으로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수술을 받게 되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줬고 마지막에는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95%다. 이건 수술만 잘 받으면 괜찮다는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내가 될 그녀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세요. 결혼 안 했으면 이걸 어떻게 찾았어.그것도 20대 후반에, 어렸을 때 전혀 생각도 못했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고맙다고 말해주세요라며 병원을 나섰다.사장님은 바로 퇴근하라고 하셨다.이때 시간은 2시였다.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자초지종을 고했다. 그리고 낮잠을 3시간 잤다.자고 일어났더니 기분이 좀 나아져서 아내를 만나기로 했고 아내와 만나 이야기를 했고 아내는 미리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그리고 7월 30일 수술 일정을 잡았다.수술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다음 주 월요일 9월 13일이었다.교수님께서 나름대로 배려해주셔서 신혼여행 후 바로 수술 일정을 잡았고 회사에서도 배려해주셔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전 받아야 할 검사 목록이다.채혈검사 ct 아무튼 많이 했어.

수술 전 검사를 받기 전에는 이렇게 손목에 튜브를 끼운다.인식표의 개념인가? 아무튼 이걸로 바코드도 찍고 그랬어.

이날 주사를 진짜 7번은 맞은 것 같아. 같은 손에만 오른손잡이여서 왼손에 펑크가 7번이나 났다.

CT를 칠 때는 오른손에 맞았다.한 캡슐에 들어가 주사 부분에서 조영제가 몸에 들어갈 때 몸이 뜨거웠다.

그런데 CT실 자체가 에어컨이 굉장히 켜져 있어서 오히려 따뜻했던 기억이다.

마지막으로 검사를 마치고 수술 코디네이터 간호사 선생님을 만났다.9월 12일(수술 전날) 교수님을 만나기로 했고 간호사 선생님이 응원해주셨다.

벌써 10개월이 지났지만 그때 받은 응원 내용은 정확히 기억한다.

모든 수술이 두렵고 떨리지만 암 수술이라 더 떨릴 거예요.그래도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하고, 수술 후에는 빨리 일상생활도 할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나는 기독교 신자인데 만약 힘들거나 두렵고 힘들다면 내가 환자를 위해 오늘부터 내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합니다.예비 신부님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다.나도 크리스천이었고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때는 힘들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몰래 기도했던 그 시간.

그래서 간호사 선생님께 나도 크리스천임을 밝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도 기독교인이에요. 사실 너무 무서워요.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선생님 일터에서 이렇게 선교하는 모습 정말 멋있고 도전이 됩니다. 저도 선생님을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대충 이렇게 말한 것 같다.

7월 30일 세브란스에서는 한 선생님의 한마디에 내 두려움이 사라진 시간이었다.

주저없이 너무 길었어.참고로 사진은 다 찍어놨는데 핸드폰 바꿔서 다 날아갔어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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