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에로틱하고 가장 잔혹하고 가장 뜨거운 가장 충격적인 영화를 보고 싶다면?매년 열리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찾을 수 있다.지금은 고전 영화에서부터 최신 드라마까지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작품에서도 편하게 찾아 OTT의 시대가 됐다고 하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는 소수의 광적인 팬들만 좋아하는 영화는 볼 기회가 힘들었다.또 올해 영화제에서 소개하는 몇개의 고전 장르 영화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과거에는 소문만 무성 영화는 영화제 아니면 볼 수 없어 전국의 영화광들이 부천에 모여서 밤새 외치고 박수를 치며 고함을 지르면서 영화를 즐겼다.그 시절 소문도 관객의 반응도 역대급에 좋은 영화를 몇가지 소개한다.이 중에는 현재 OTT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작품도 다수 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캠퍼스 카니발 리듬 호러 <로우> / 2017년 21회 상영작
영화에서 그리는 삶에 대한 갈망을 예쁘게 표현한 포스터
2017년 BIFAN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로우’였다. 이미 2016년 토론토 국제영화에서 소개됐을 때 몇몇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가 발작을 일으켜 구급차에 실려가는 사고가 있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에 더욱 긴장해서 볼 수밖에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심야 상영 간식 단밤과 UCC 커피를 마시며 떨리는 가슴을 안고 이 영화를 본 밤의 추억은 아직 생생하다.
아직 이 영화가 낯선 장르의 영화 옹호가라면 반드시 겪어야 할 어떤 관문 같은 영화다.이 영화의 주인공은 극단적 채식 주의자이다.고기는 입에 대본 적도 없는 저스틴은 부모님과 누나의 뒤를 이어 산=테그쥬베리ー 수의 학교에 진학한다.그런데 신입생 환영회 때 저스틴 인생 최대의 고비를 찾는다.그녀는 환영식에서 선배들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동물의 내장을 먹고 피를 받고 수업에 들어간다.매우 어려운 환영식을 갖고 저스틴은 자신에게 이상한 욕망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날고기, 나아가서 인간의 육체를 게걸스럽게 됐다는 것이다.이때부터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될 리 없다.어디서나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갑자기 침착하게 보일 것은 모두 보이는 잔혹한 폭력 묘사를 적재 적소에 내쉬면서도 외롭고 쓸쓸한 소수자의 성장통이란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잘 담았다.감독의 이 재능은 다음 영화에서 더욱 빛난다.칸 국제 영화제가 생긴 이래 공포 영화가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거의 없었으나, 줄리아·듀 쿠르 노 감독은 2021년”티탄”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고 여성 공포 감독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됐다.다음 영화?당연히 기대하고 부천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
로우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 출연 가렌스 마릴러, 엘라 룸프, 라바우치 우페라, 로랑 루카스, 보리 라네스, 조애나 프레이스, 마리온 베르노, 진-루이스 스빌 개봉 미공개로우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 출연 가렌스 마릴러, 엘라 룸프, 라바우치 우페라, 로랑 루카스, 보리 라네스, 조애나 프레이스, 마리온 베르노, 진-루이스 스빌 개봉 미공개만능공구 대용 시체의 연기 <스위스 아미 맨> / 2016년 제20회 상영작시체와 함께 무인도로 밀려나면 다니엘스는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준다.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 영화계 화두의 하나는 “다니엘”이었다.<에브리싱그 에부리 웨어 올 앳 원스>을 가지고 조용한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을 크게 히트시키는 각종 연말 연시 시상식을 석권하지 못해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했던 다니엘·콴, 다니엘·이 나트 감독은 두명의 이름을 줄여서”다니엘”감독이라고도 불린다.이 감각적인 두 80년 대생의 영화 감독은 한국에서는 이미 2016년부터 이름을 떨치고 있다.그들이 제작사 A24와 진작 만나서 탄생시킨<스위스·아미만>은 그 해 BIFAN최고의 화제작에 틀림 없었다.이래봬도 명품 시체 연기를 보여준 다니엘 레드클리프”주인공이 시체를 모터보트처럼 타고 바다를 질주하는데 엔진 대신 방귀로 달린다”고 누군가 이 영화에 대해 말한다면, 그런 재미도 없는 엽기적 상상력은 조금 혐오스럽다고 몸서리칠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영원한 해리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무인도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용도로 자신의 발기된 성기가 사용되는 그런 시체 연기를 오스카 수상자 뺨치게 진지하게 연기한다. 이 영화에 비하면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딜도 장면 등은 아주 소박하고 얌전한 장면에 불과할 것이다.스위스 아미만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셰이나트 출연 폴 다노, 다니엘 래드클리프, 메리엘리자베스 윈스테드, 리처드 그로스 공개 미공개스위스 아미만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셰이나트 출연 폴 다노, 다니엘 래드클리프, 메리엘리자베스 윈스테드, 리처드 그로스 공개 미공개인간임을 포기한 원숭이들의 만행 <세르비아 필름> / 2010년 제14회 상영작술잔 스파소예비치 감독의 <세르비아 필름>은 상영 당시에도 마음 단단히 먹고 볼 것을 권하는 영화제 측의 안내가 있었을 정도로 인간의 존엄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스페인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상영이 금지됐다. 한국에서는 편집된 판본도 제한 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그래서 부천영화제에서의 상영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상영 기회였던 것이다.충격의 연속인 영화에서 그래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스틸이 이 정도.은퇴한 포르노 스타의 밀로스가 돈을 벌기 위해서 간 무서운 포르노 출연 제의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영화 내내 일어나고 있는 촬영 현장에서의 만행은 스토리도 설명 못할 정도로 충격적이다.주인공 밀로스는 환각 상태에 빠질 기억을 잃은 채 무서운 만행을 저지르게 되는데, 영화가 매 장면 보이는 설정 자체가 너무 충격적으로 보는 내내 기억을 잃고 싶은 정도다.사실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꽤 오랫동안”금지 구역”섹션을 만들<세르비아 필름> 같은 엽기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금지 구역”섹션은 사라졌다.어쩌면<세르비아 필름>이 만들어진 이때가 금기에 도전한 최후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세르비아·필름>는 지난해 영화제에서 무삭제판으로 다시 개봉한 기회가 있었다.지금도 해외에서 발매된 DVD를 구할 수 없지만 꽤 추천하고 싶지 않다.이런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서도 영화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도 없는 영화이다.좀비의 목이 날 때 모두 박수를 <데드 스노우> / 2009년 제13회 상영작좀비+나치X 박멸=관객 환호!매년 BIFAN에서 가장 재미 있는 영화를 즐기는 방법의 하나는 심야 상영을 보는 것이다.대개 부천시청에 마련된 상영관에서 심야 상영을 하기도 하지만 딱딱하고 작은 의자에 몸을 맡기고 불편한 자세로 3편의 영화를 잇달아 보고 나오면 세상이 곧 끝날 것 같아 암울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인간의 육체와 욕정만 탐하거나 혹은 피와 탐욕만이 묘사되는 영화를 잇달아 보면 정신이 혼미하지만, 그래도 BIFAN의 심야 상영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함께 즐기는 것”의 공유 정신을 느끼게 해서 주기 때문이다.<데드 스노>는 스틸 컷만 봐도 팽팽할 것만 산 속에서 등산객이 좀비가 된 나치 친위대와 만나게 되어 일어나는 전형적인 좀비 영화이다.그러나 당시는 좀비 영화가 지금과 대중적 지지를 받기 전인, 어두운 심야 상영관에 가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 타입의 하나였다.어쨌든<데드 스노>를 보는 내내 부천시청 관객이 모두 일심 동체가 되어 좀비의 머리가 하나씩 끊어져마다 박수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수많은 영화제의 심야 상영을 찾았지만 2009년에 부천에서<데드 스노>를 봤을 땔수록 재미가 있고 자극적인 경험을 적었던 것이다.사도 마조히즘과 에로티시즘의 교합 <꽃과 뱀> / 2006년 제10회 상영작적당한 이미지가 없는 <꽃과 뱀> 포스터00년대 초에는 일본 영화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높았지만 수준 높은 성애 영화, 즉 로망 포르노 영화에는 쉽게 접하지 못 했다.영화제에서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이목이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06년 BIFAN에서 소개된 이시이 타카시 감독의 “꽃과 뱀”은 당시는 수입조차 쉽지 않고 이후 제대로 심의 등급을 받고 개봉되기까지는 몇년의 시간이 더 흘러야 했다.이시이 타카시 감독은 임시학적으로 이 바늘과 성적 학대가 따른 누드 장면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화”꽃과 뱀”을 만들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됐지만 사실 그는 이미 1970년대부터 사도 마죠히즘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던 작가이며 이를 영화로 끌어들이고 에로 영화나 야쿠자 소재의 장르 영화를 주로 만드시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으로 정평이 있었다.이시이 타카시 감독의 “꽃과 뱀”는 사실 일본 로망 포르노를 전문으로 만든 니카츠 스튜디오에서 만든 코누마마사루 감독의 1974년작이 원작이다.단 오니로쿠 작가의 동명 소설을 모두 원작으로 하며, 이 소설가 소설이 현대 사도 마죠히즘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꽃과 뱀>는 유명한 탱고 댄서인 시즈코가 폭력배에게 위협 받는 사업가의 남편 대신 VIP를 대상으로 선정적인 쇼의 주인공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야기에서 암시하듯 영화 내내 임시학적인 노골적인 장면을 보이면서 관음증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여성의 육체를 탐미적으로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현재 BIFAN에서 소개되고 있는<꽃과 뱀>을 비롯한 속편인<꽃과 뱀 파리/시즈코>, 코누마마사루 감독의 1974년 작, 그리고 최근에 만들어진 시리즈 3작<꽃과 뱀:더·제로>모두 티 빙으로 관람할 수 있다.게다가 리마스타링그되고 과거보다 좋은 화질로 볼 수 있다.지금 보면 여성을 정신적으로 학대하고 신체를 가학적으로 유린하는 등 상당히 불편한 장면이 많지만, 일본 영화계는 아직도 이런 장르적 실험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둠 제너레이션> / 2023년 제27회 상영작 / 현재 웨이브 온라인 상영관에서 시청 가능과거의 컬트 영화 중에는 오랫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정체 불명의 영화가 꽤 있다.1990년대 뉴· 퀴어·시네마 운동의 주역이었던 그레그…아라키 감독의 “둠·제너레이션”는 199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선 보인 후 많은 어른들의 사정, 즉 배급 회사나 비디오 대여점에서 함부로 편집하고 이상한 버전으로 둔갑한 채 유통하고 왔다.당초 감독판은 지금 봐도 놀랄 만큼 잔인하고 엽기적인 세상 종말 직전에 놓인 듯한 암울한 십대들이 순간의 쾌락을 탐리식쯔고 여행에 나오기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상하게 편집된 내용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의 맨얼굴을 보지 못한 채 2020년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그런데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4K복원판이 소개되면서 드디어 이 영화가 수십년의 굴욕의 세월을 뛰어넘어 영화 팬과 만나게 됐다.영화가 시작되면 갑자기 이성애자를 위한 영화라는 자막이 등장하는<둠·제너레이션>는 제임스·듀발, 로즈, 막고왕, 조나단·스 캐치가 맡은 십대 남녀 3명의 여정을 보인다.그들이 가는 길 위에는 어디든지 폭력이 횡행하고 살인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밤에는 관계를 갖는 것만 탐리식쯔고 있다.그 길 끝에는 아이들의 일탈이 일으킨 무서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이 영화를 굳이 왜 봐야 할까”라고 누군가가 묻자 1990년대 말의 세기 말의 암울한 기운에 찼던 시대 정신을 MTV스타일로 보이고 주는 영화임을 강조하고 싶다.이념과 인종, 국가 등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청춘들이 꿈꾸는 불안한 미래상다는 것은 사실 어느 시대에나 공통으로 갖는 불안감이나 지금은 아무도 이 영화의 방식처럼 묘사하지 않는다.모르는 10대가 노상에서 처음 만나서 자기 소개를 할 때 자신이 시스 젠더인지, 혹은 지지하는 정당이 어디인지 심지어 MBTI는 뭔가를 꼭 함께 소개해야 한다 지금 이 시대의 청춘들은<둠 제너레이션>의 정서를 절대 이해 못할 것이다.현 세대 갈등을 거의 예언하게 보여과거의 기록이란 측면에서<둠 제너레이션>이 한번 봐야 한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컬트 영화이다.김현수(영화 저널리스트)김현수(영화 저널리스트)